Go Somewhere
첫 미국 방문기(2. 비행기 안에서의 생활)
DreamHunter 이동훈
2007. 5. 21. 21:15
========== 탐색전 ==========
드디어 비행기에 착석...
의외로 자리 중간중간에 빈 자리가 많았다.
4월 중순쯤이었는데 비수기여서 그랬나?
짐은 선반에 올려놓고.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몸으로 자리에 앉았다.
근데 이거 자리가 좀 좁은것 같은데?
이건 고속버스보다 자리가 좁잖아?
이 정도가 최저의 공간으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싸이즈라는 건가?
음 그럼 비행기 한번 띄우면 얼마나 남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대충 계산을 해보았다.
비행료가 왕복 200 만원이니 편도 100 만원
한 열달 10개의 좌석이 있다.
대충 30열이 있다고 보면
30 * 10 * 1,000,000 = 3억
그런데 자리가 드문드문 비었기 때문에 2억정도?
그럼 원가는?
비행기 값이...( 당연히 비행기 값이 얼만지 알수가 없지... )
기름은 얼마나 들어가나?
이거 더이상 계산이 안되는데?
그런데 뭐하러 이런 계산을 하고 있는거지?
( 전편에서의 시간 계산은 정확했는데 돈계산은 잘 안되는군... )
이런 생각으로 나만의 상상의 나래로 날아가고 있는 동안
비행기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둥... 이제 드디어 나는건가?
안전벨트 확인하고 신속히 의자에 밀착!!! ㅡㅡ;;;
하지만 바로 날거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비행기는 천천히 뒤로 후진하더니
슬금슬금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정신차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이륙하는 활주로는 따로 있었다.
내가 탄 비행기 말고도 몇대의 비행기들이 줄을 맞추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었다.
흠... 이건 왠지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
앞의 비행기들이 하나 둘 이륙을 하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자세를 잡는다 했더니
바로 급가속이다.
자동차처럼 바퀴를 빨리 굴려서 가속하는게 아니라
엔진 부스터로 가속하는거라 훨씬 더 빠른것 같다.
( 카트라이더에서 부스터 사용하면 이런 기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륙하는 동안 아무 말도 안나왔다.
어쨌든 나름대로 충격완화(?)를 위해 시트에 몸을 밀착시키면서
안전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 아무도 모르게 말이지... )
드디어 비행기는 살짝 앞바퀴를 드는 듯 하더니
서서히 하늘 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창밖을 보면 저 밑으로 바다가 보인다.
내 생각에는 이륙하다가 고장나면 바다에 앉으라고 바다옆에 공항을 지은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제부터 신나는 비행기의 생활이 시작...
일줄 알았건만
끝도없이 지겨운 하루를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전반전 ==========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거다.
"지겨운 비행기에서의 생활법!!!"
14시간... 14시간이다.
이건 완전 창살(조차도) 없는 감옥이다.
자리는 좁아서 편하게 누울 수 있나
중간중간에 덜컹거리 않나, 게다가 비행기의 소음은 또 어떻고...
게다가 애라도 울면 상당히 애처로운 상황이 발생한다.
나도 이렇게 괴로운데 애들은 오죽 하겠는가.
이런 깝깝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마인드 컨트롤. '긍정적일 삶을 나에게...'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대는 정보화 세계이다.
100만원 씩이나 돈을 줬으니 그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해줄 텐데
제대로 대접 받느냐 못받느냐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건 당연지사!
줄 때 받아먹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사항!
펜 가지고 와서 적을 준비 할 필요 없다. 이미 알아서 다 적어놓았다.
어디에? 바로 눈 앞이다.
모든 정보는 앞에 꽃아놓은 책자에 전부 설명이 되어있다.
거기 보면 정보지 외에 위기상황 대처법, 위생봉투 그리고 쇼핑 책자 등도 있는데
사람들이 쇼핑 책자만 읽고 정보지는 안보는 것 같다.
눈을 돌려 항공사 정보지도 보도록 하자.
( 대한항공은 모닝캄이다. )
그 책자에서 가장 핵심적인 정보는 스케줄표이다.
스케줄 표는 거의 책자의 마지막에 있다.
여기에는 언제 밥을 주는지, 언제 영화를 보여주는지 다 나와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어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놓자.
비행기 스케줄의 핵심은 밥이다. 밥!!!
모들 스케줄이 밥을 기준으로 짜여져 있다.
처음 이륙하고 나서 창밖을 좀 구경하다보면 금방 밥 시간이 된다.
맛있게 밥을 먹고나면 이제부터가 진짜 본격적인 비행기 생활의 시작이다.
우선 필요한 문서들은 미리미리 작성하도록 하자.
제일 처음 나누어 주는 것은 입국신고서랑 세관신고서 일 것이다.
작성요령은 아까 말한 책자에 국가별로 다 나와있다.
그거보고 따라적으면 된다.
( 긴장해서 이름란에 '홍길동' 이라고 적을 수가 있다. 침고로 난 그런적 없다.
그럴 경우에 그냥 다시 한장 더 달라고 하자. )
펜이 없다고 가방 꺼낼 필요도 없다.
스튜어디스 누나들(?)에게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가져다준다.
비행기에선 무엇이든 간에 하라고 할 때 바로바로 하는게 좋다.
미리 종이를 나눠주는 이유는 미리 써두라는 의미이지 않겠는가?
입국신고서랑 세관신고서만 쓰고나면 해야 할 일은 다 한거라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질 것이다.
그 다음...
비행기에서 밥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컨디션 유지이다.
'난 피곤하니까 그냥 잠만 자겠어!'라는 생각으로 밥먹고 자고 밥먹고 자는 이런 생활을 구사한다면 상당히 곤란해진다.
우선 시차 적응을 위해 목적지의 시간에 맞춰 생활하자.
아참! 꼭 손목시계를 준비해야 한다.
외국에 나가면(공항도 포함) 시계가 없다.
정말이다. 손목시계를 안가져 갔었는데 시간을 알 수 없어서 고생을 했었다.
시계를 미리 목적지 시간에 맞춰놓고 그 시간에 익숙해 지도록 해야된다.
밤이면 자고, 낮이면 졸려도 깨어있는게 좋다.
( 잠이 안오면 밥먹을 때 와인 한 잔 정도 마시는게 도움이 된다.
도착지가 몇시인지 모른다고? 그러다면 불을 켜주면 깨어있고 불끄면 자도록 하자! )
중간 중간의 스트레칭은 필수이다.
( 뭐 이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다 할거라고 생각한다. )
밥 먹기 전에는 밥 가져오는동안 자리에 앉아서 한번 쭉 땡겨주고,
밥 먹고 나서는 일어나서 비행기를 한바퀴 돌아보도록 하자.
밥먹고 잠시 후에는 첫 영화가 시작된다.
운이 좋으면 아직 한국에서 개봉되지 않은 영화가 나올 때도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도록 하자.
비행 초반 날짜변경선(Date Line)을 지나기 전까지는 아직 그렇게 지겹지는 않을 것이다.
( 참고로 나는 날짜 변경선을 지날때는 항상 클래지콰이의 '날짜 변경선'을 듣곤 한다. )
========== 후반전 ==========
자 이제 날짜변경선을 지나면 슬슬 지겨움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항공사에서 모든 비행시간을 다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지겨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가장 추천하는 것은 책이다.
재미있는 책보다는 고전 같은 것을 가져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예전에 꼭 보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읽지 못했던 것들...
아니면 읽기 지겨워서 안봤던 것들 말이다.
어차피 비행기 안이다 보니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에
금방 책 안으로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비행기때 '오만과 편견'과 '위대한 겟츠비'라는 책을 가져갔었는데
( 오만과 편견은 그때 당시 영화도 개봉했었다 .)
갈 때 한권을 읽고 올 때 나머지 한권을 마저 읽었다.
책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티켓등을 보관하기 딱 좋기 때문이다.
책갈피 삼아 꽃아두면 구겨지지도 않고 나중에 찾기도 쉽다.
티켓을 들고 다니면 구겨지기 십상이고,
그냥 가방 안에 넣어둔다면 필요할 때 얘가 꼭꼭 숨어 버린다.
반드시 책은 하나이상 가져가도록 하자.
두번째로 추천하는 것은 디지털 기기이다.
첫 비행기에서는 책으로 해결을 했는데,
그 이후 부터는 PSP에 영화를 넣어가지고 다닌다.
( 구입 목적은 게임이나 영화용이 아니라 영어 공부용이었다.
첫 미국 방문 때 충격을 받아서 오자마자 바로 구입했다. 이 얘기는 나중에... )
PSP뿐만 아니라 PMP도 좋고 노트북도 좋다.
요즘은 MP3에 동영상 지원되는 것도 많다.
참고로 이런 기기를 구입할 때 배터리 지속시간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최대 동작시간이 9시간이라고 표시해도 동영상을 볼 때는 배터리가 더 빨리 닳기 때문에
판매자 홈페이지보다는 동호회같은데 물어보는게 좋다.
열심히 영화 100편을 준비했는데 2시간 이후에 배터리가 나가버리면
바로 최첨단 디지털 휴대용 짐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미국 도착해서 한국이 그리울 땐 한국 드라마 넣어두고 한번쯤 봐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나는 스타리그를 다운 받아서 봤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ㅡㅡ;;
인터넷으로 볼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속도가 느려서 뚝뚝 끊기기 때문이다.
미국 인터넷이 느린게 아니라 데이터가 태평양을 왔다갔다해서 그럴거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계속 긍정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미리 다운받아서 보는걸 추천한다. )
========== 연장전 ==========
비행의 중반까지는 위의 것들로 지겨움을 떨칠 수 있지만
거의 막바지에 다다를 때는 책도 영화도 싫고 그냥 자고 싶어질 것이다.
어차피 비행기도 불을 다 꺼놓는다.
졸리면 자면 된다. 자는게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졸린데 못자는게 문제다.
여기는 답답한 비행기 안...
피곤하고 졸린데 목이 말라서 잠이 안온다.
물 한잔 먹으면 바로 행복한 꿈나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승무원들은 물 가져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때는 잘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
물론 승무원 호출 버튼을 누르면 오기야 오겠지만
물 한잔 달라고 심부름 시키기는 좀 미안하다.
부를까?말까? 그냥 가서 떠먹을까? 일어나기도 귀찮은데...
이러다 비행기 착륙할 때까지 못잔다.
( 참고로 비행기 안은 건조하기 때문에 금방 목이 마르는게 당연하다.
승무원들이 수시로 물을 가져다 주는게 괜히 좋아서 그러는게 아니다.
음료수 줄때는 빼먹지 말고 다 먹도록 하자. )
이러한 경우를 위해 비행기 타기 전에 가게에서 500원짜리 생수 하나 사들고 타도록 하자.
공항 들어갈 때 액체류라고 검사 받을 수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안에 들어가서 사자.
나중에 미국 가서도 물은 꼭 사먹어야 하니까 작은 생수통 하나 쯤 있는게 좋다.
미국에 있을 때는 물통에다가 회사 정수기 물을 받아서 먹는 것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 ♬~일을 하러 왔다가 물만 받아 가지요. ♬~ )
이렇게 조금만 더 버티면 목적지에 도착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따불을 부른다고 해서 기장 아저씨가 악셀 막 밟는것도 아니지 않는가?
제시간에 도착하기만 하면 성공인거다.
( 나중에 다른 비행기를 탔을 땐 2시간 늦게 이륙해 뉴왁 공항에서 계속 뛰어다닌 적도 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또 할 기회가 있겠지? )
마지막 정보...
계속 강조하지만 조급해 하지 말자.
최종적으로 비행기가 도착하면 바로 짐싸들고 통로에 쭉 줄을 서는데
적게는 5분 많게는 1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누구는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이 급해서 문제라고 하지만 그건 아닌것 같다.
미국 내에서도 비행기를 많이 탔는데 미국 사람도 다 그렇게 행동한다.
안에 앉은 사람이 짐을 꺼내야 한다면 모르지만 어차피 계속 기다릴거라면 앉아서 기다리자.
물론 입국심사 받고 짐 찾으려면 급하긴 급하다.
하지만 통로에 줄 서있는다고 사람들 위로 날라갈 수 있는거 아니지 않는가?
이미 비행은 끝났다.
의자에 앉아있다가 앞의 상황보고 일어나도 충분하다.
비행기를 나서면 드디어 미국 땅을 밟을 수 있다.
이제 할 일은 입국 심사 받고, 짐 찾고, 환승할 곳으로 가는 것!
언제?
다음 기회에...